이름:양미동
2008/12/16(화)
꿈에 본 내 고향  

지금 이 시대를 안전 불감증에 걸려있는 심각한 시대라고 부른다. 항상 위험에 노출 되어 있으면서도 위험한 줄을 모르고 살고 있다는 말이다. 이웃에게 닥친 사고나 어려운 일도 ‘그냥 그런가 보다.’ 라는 의미 없는 생각을 하고 살아간다. 대형 사고가 터졌더라도 얼마의 시간이 지나면 깡그리 잊어버리는 사람들, 그 사람들이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이다.
우리 주변에서 범죄 사고가 많이 일어난다. 크고 작은 범죄 사고들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면 신생아의 출산율보다 더 높을 것이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그만큼 우리 사회에서 범죄 사고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는 뜻이리라.

각종 범죄 사고들을 파악해 보면 대형 사고들은 거의가 다 교도소를 다녀와 본 사람들이 저지르고 있다는 사실에 우리는 주목을 해야 한다. 초범들은 우발적인 사고 범죄가 많다, 그러나 출소자들이 다시 범죄를 할 때는 치밀한 계획에 의하여 준비를 하고 행동으로 옮긴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우발적인 사고로 범죄를 하고 교도소에 들어가면 수많은 재소자들과 접촉을 하게 되고, 같은 방 안에 살고 있는 재소자들로부터 새로운 기술을 배우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재범을 할 때면 더 치밀하고 더 악랄하게 범죄를 하게 된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재소자들에게 재범을 하지 않도록 교화 활동을 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한 사람의 재범자를 막을 수 있다면 내 이웃과 내 가족은 그만큼 안전해지고,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상식이 통하는 사회가 될 것이고, 정의가 살아서 움직이는 멋진 사회가 될 것이다. 그래서 교정 사역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물론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네 곳은 가지 말라고 했다. 법원, 교도소, 병원, 경찰서라고 하는데 그중에 제일로 가지 말아야 할 곳은 교도소이다. 그런대도 교도소에 갈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있다. 생계형 범죄다. 내가 하는 교정 사역은 장애인 재소자들이다. 안양교도소에서 만나는 장애인 재소자들은 40% 정도는 과거에 폭력계에서 활동하다가 작은 장애라도 생기게 된 경우이고, 30%는 노점상 등을 하다가 철거반들에게 항의를 하다가 공무 집행 방해나 작은 폭력 등으로 들어 온 장애인 재소자들도 있다. 나머지 30%의 재소자는 흔히 알 수 있는 절도, 사기 등으로 들어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수원역에 들려 정우맘님을 픽업해 가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우리 자오나눔선교회의 자문위원이시며 통일동산교회 황상도 목사님이시다. 어디오고 있냐고 하신다. 목사님은 벌써 교도소에 도착하셨단다. 교화 행사 시간을 1시간이나 앞당겨 알고 오신 것이다. 교정위원실에 가셔서 쉬고 있으라고 했다. 이어서 샬롬님이 전화를 주셨다. 역시 미리 도착하셨단다. 교정위원실에 도착하니 벌써 다 모여 있다. 열한분의 용사들이 예수 이름으로 안양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는 장애인 재소자들에게 교화행사를 하기 위해 모였다. 이번 교화 행사 때는 파주 통일동산지구에 있는 통일동산교회에서 음식을 준비해 주셨다. 더욱 엄격해진 검문검색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교무과와 보완과가 사이가 안 좋은가?”라는 농담을 박목사님과 나누는 우리들은 한결 여유가 있다. 육중한 철문들을 몇 개 지나는 동안에 차가운 냉기가 피부를 자극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추운 교도소가 원주 교도소, 춘천교도소, 안양교도소라고 한다. 교정시설의 열악함의 순서대로 나타나는 현상이 아닐까 생각된다.
행사장으로 올라가는 계단, 칠순의 멋쟁이 할머님 전도사님이 나를 부축해 주신다. 가벼운 농담을 나누며 힘 있게 2층으로 올랐다. 찬양이 흘러나오고 있다. 재소자들이 미리 나와서 찬양을 부르고 있다. 자리에 앉아 간단한 기도를 마친 후 마이크를 잡았다. 1시간은 찬양과 예배를 드리고, 나머지 1시간은 재소자들의 끼를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약속을 했기에 나름대로 준비했으리라는 기대를 했다. 변함없는 찬양 인도자 백집사님, 이번엔 캐럴을 준비해 오셨다. 귀에 익숙한 캐럴이라 재소자들도 하나가 되어 합창을 한다. 박경용 목사님의 뜨거운 기도는 하늘을 울리는 듯하다. 급조된 찬양대가 찬양을 드렸다. 황상도 목사님의 가슴을 찌르고 상처를 싸매는 살아있는 설교가 힘 있게 선포 된다. 예배 후에 시상식을 가졌다. 성경 66권 필사를 모두 마친 형제가 있었다. 그 필사본을 법전처럼 근사하게 합본을 해 드렸다. 상장과 함께 영치금도 상으로 드린다. 성경 필사에 대한 잔소리를 여지없이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부러워하는 재소자들을 바라보며 흐뭇해하는 성경 필사한 형제의 모습이 보기 좋다. 예레미야까지 필사한 형제에게는 정우맘이 준비한 아주 좋은 교양서적 한권을 영치해 주기로 했다. 정우맘님이 특송을 한다. 거부할 수 없는 전도사님의 카리스마 때문에 하는 거라고 하지만 미리 준비해 오셨음을 알고 있다. ^_^*
재소자들의 시간이다. 1시간 동안은 절대로 간섭을 하지 않고 관객이 되기로 했다. 맨 처음 나오신 할아버지 재소자, 일흔셋이라고 했다. 머리는 백발인데 지팡이까지 짚으셨다. 프로젝트로 보여준 화면에는 ‘꿈에 본 내 고향’이라고 나온다. 한참 후에 다시 ‘선창’으로 바뀐다. ‘울려고 내가 왔던가. 웃으려고 왔던가.’할아버지 재소자의 모습을 보니 가슴이 울컥해진다. 무슨 사연이 있기에… 많은 재소자들이 나와서 노래를 부른다. 가벼운 퍼포먼스까지 하는 재소자도 있다. 어쩌면 모두가 그리도 노래를 잘 부르는지… 갑자기 한 재소자가 나오더니 윤태규님의 마이웨이를 신청한다. 아! 내가 참 좋아하는 가요인데…. ‘아주 멀리 왔다고 생각했는데 돌아다 볼 것 없네, 정말 높이 올랐다 느꼈었는데 내려다 볼 것 없네.’ 와~ 정말 잘 부른다. 우리 모두 흥에 겨워 따라 부르는 분위기가 된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도 부르고, 내 사랑 내 곁에도 부르고, 아직 앳돼 보이는 재소자가 돌아가는 삼각지도 부른다. 시간이 부족하여 이제는 1절만 부르도록 하는 사회자. 아무튼 열심히 부르고 박수치는 시간이다.
마이크가 다시 내게로 넘어 왔다. 황목사님이 준비해 온 성경책 4권은 노래를 잘 부른 네 명의 재소자께 드렸다. 그 좋은 성량으로 다음에는 찬송을 부를 수 있었으면 참 좋겠다는 당부를 드렸다. 연말을 핑계 삼아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편지 한통씩 보내자고 했다. 교도소의 하나님, 세상의 하나님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니 출소해서도 하나님 의지하며 열심히 살자고 했다. 성경 필사에 대하여 또 잔소리를 했다. 8명이나 성경 필사에 도전해 보겠단다. 참 감사하다. 마무리 기도를 해 드렸다. 샬롬님이 피날레를 장식하신다. ‘이 믿음 더욱 굳세라’는 찬양을 모두가 일어서서 부르며 모든 행사를 마무리 한다. 평소보다 20분을 넘겼다. 참으로 귀한 시간을 더 할애해준 교도소 담당자들께 감사드린다. 교도소 정문을 나와 영치금을 입금시켜 주러 가면서 교도소 담을 쳐다봤다. 깔끔하게 페인트칠이 되어 있다. 그러나 여전히 교도소 담은 높았다. 재소자들에겐 하늘만큼 높은 담이리라. 저 담 안으로 들어가 살아야 하는 잘못은 저지르지 말아야지… 허긴 들켜서 갇힌 사람, 들키지 않아서 이렇게 살아가는 사람. 모두가 죄인이 아니던가.

2008. 12. 15.
-양미동(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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