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67 : 가슴시린 하루

♠ 이름:나눔의 빵
♠ 2003/9/16(화) 15:31 (MSIE5.5,Windows98,Win9x4.90) 61.43.236.216 1024x768

가슴시린 하루

사람 마음은 참 이상하다. 다른 곳은 잘도 다니면서 교도소를 방문한다고 하니 머뭇거려지는 걸 보니 말이다. 나눔과 섬김을 통하여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고, 그 안에서 예수님이 주신 참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사람은 복이 많은 사람이다. 나도 하나님께 많은 복을 받았다. 선한 일 많이 하라고 건강의 복도 받았고, 하나님의 사랑을 나누라고 사람들과 잘 적응하는 복도 받았다. 그렇지만 교도소를 방문하려는데 주저하게 됨은 어떤 선입관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박정희 집사님이 교도소에 간다는 말을 한다. 지난번에 처음 다녀와서 참 많은 생각을 하게되었고, 하나님의 사랑이 얼마나 크고 넓은지 알게 되었다는 간증을 들었었다. 마침 나도 그 날은 시간이 있어서 함께 동참하겠다며 나눔님께 전화를 드렸다. 이번 교도소 교화행사는 추석 아래라 추석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려고 한다며 함께 갈 수 있어서 감사하단다. 몇 가지 필요한 것을 준비하여 박정희 집사님과 함께 안양교도소 정문 주차장에서 만나기로 하고 마음의 준비를 한다.

차를 타고 교도소 정문을 향해 가는데 가슴이 떨려 온다. 처음이라는 것 때문일 것이다. 높은 담으로 둘러싸여 있는 교도소 철창문 앞에서 잠시 기다렸다가 교도관의 안내를 받아 신분을 확인한 다음 예배당으로 이동을 했다. 수많은 철창문을 지날 때마다 춥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런 곳에서 근무하는 사람은 표정이 밝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경비병들을 보니 얼굴들이 굳어 있다. 아마 선입관 때문일 것이다. 넓은 예배당으로 안내를 받았다. 예배당엔 악단들만 몇 분 계시고 아무도 없다. 아직 도착을 하지 않았는가 보다. 먼저 자리에 앉아 기도를 하고 있는데 재소자들이 들어온다. 겉으로 보기에는 장애인이 몇 명 없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의족을 신고 있거나 의수를 끼고 있었고, 손가락 절단 등, 팔에 장애가 있는 분들이 많았다.

윤건주 목사님의 찬양인도와 말씀으로 예배는 은혜롭게 진행이 된다. 푸른 죄수복을 입은 사람들. 그들에게도 꿈은 있고 희망이 있으리라. 정다운 가족들도 눈에 밟힐 것이며 지인들도 그리울 것이다. 이렇게 추석이 가까운 날이면 더욱 더... 찬양을 배우고 예수님이 전하셨던 메시지를 목사님을 통해 들으며 아멘으로 화답하는 사람들. 다시는 푸른 죄수복을 입지 않고 살아가기를 기도해 본다.

목사님의 설교가 끝나고 나눔님의 순서가 진행된다. "대신 죽을 놈"이라는 말을 꺼내기에 모두 시선이 집중된다. 예수님의 사랑과 용서를 말하며 억울하고 분한 사연을 가지고 들어왔다 하더라도 복수를 꿈꾸지 말라고 하신다. 그러면서 출소할 분들의 이야기도 들어 보고, 새로 교도소에 들어 온 사람들의 이야기도 듣는다. 준비해간 송편과 떡, 과일 음료가 푸짐하게 차려졌다. 맛있게 먹는 저들의 가슴속에는 이미 고향의 가족들에게 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오세연 집사님, 박정희 집사님, 나 이렇게 세명에게 특송을 시킨다. 출소할 사람들이 다시는 죄인이 되어 교도소에 들어오지 않게 해 달라고 통성기도를 하게 하시는 나눔님. 3년 이상 형을 살아야 할 분들을 파악하여 그들에게 성경 쓰기를 권면하시는 나눔님. 성경을 써 보겠다는 신청자가 생기고 찬양하며 은혜를 나눈다. 시간이 금방 지나갔는가 보다. 끝내야 한다는 교도관의 말씀에 30분만 더하자는 나눔님. 그래도 끝내야 하는가 보다. 가슴 시린 안타까움을 남긴 채 교도소를 나온다. 다음달에도 꼭 가리라 다짐을 하면서...

2003. 9. 16

번호	제 목	이름	작성일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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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 가슴시린 하루	나눔의 빵	09/16-15:31	14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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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 반달....	양미동	09/04-20:22	1280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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