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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양미동 ♠ 2004/7/10(토) 12:54 (MSIE5.5,Windows98) 211.55.119.189 1024x768 |
 주도권 싸움 혜진이와 정자씨. 둘 다 정신지체 1급이다. 혜진이는 22살, 정자씨는 46. 엄마와 딸 정도의 나이 차이다. 혜진이는 수시로 토라지며 어린 아이처럼 행동을 하지만 힘이 좋아 할아버지 할머니가 시키는 무거운 것들은 잘 들어다 준다. 정자씨는 간단한 일, 빨래를 널거나 밥상에 수저와 젓가락 놓는 일들은 잘한다. 오랜시간 가정을 꾸리며 살아온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혜진이가 정자씨보다 쉼터에 훨씬 일찍 들어왔다. 그런데 혜진이가 정자씨에게 주도권 싸움에서 밀려버렸다. 나이 서열로 체계가 잡혀가는지 본인들끼리는 질서가 잡혀간다. 서로 다투다 삐지고 울고, 그러다 다시 호호 하하 웃고 있는 모습을 본다. 아내가 고추밭에 농약을 하러 가면서 세탁기에 빨래를 꺼내어 놓고 둘이서 사이좋게 널어 보라고 했는가 보다. 정자씨는 빨래를 널고 있는데 혜진이는 방으로 들어가서 나오지도 않고 있기에 정자씨가 혼을 냈는가 보다. 한참동안 시끄럽더니 혜진이가 울면서 사무실로 온다. 이미 알고 있는 일이지만 모른척하며 "왜 그러느냐?" 물어 본다. 두사람을 앉혀 놓고 가족에 대해 이야기를 해 준다. 가족은 서로 배려하며 살아가는 것이라고... 조금 못하고, 몸이 아파도, 때로는 아무 것도 못해도 할 수 있는 사람이 조금 더 수고하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이 가족이라고... 못한 사람은 해준 사람에게 고맙다고 말하며 서로를 챙겨주며 살아가는 것이라고... 아무튼 주도권 싸움에서 혜진이가 밀렸다. 왕개미나 성용이는 그런 것에 신경도 안쓰니까 편하게 살아가는데~ 눈물 한방울, 웃음 한바가지, 그렇게 살아가야지... 그렇게 그렇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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