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280 : 저 새도 잡혀야 사는데….

♠ 이름:양미동
♠ 2008/3/15(토)

저 새도 잡혀야 사는데….

우리 자오쉼터는 시골에 있습니다.
창문을 열면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솔 향을 풍겨주는 근사한 곳입니다.
방마다 문턱이 없습니다.
중증 장애인들도 예배당 겸 거실로 쉽게 나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지요.
우리 자오쉼터는 장애인시설입니다.
시골이고 산과 붙어 있기 때문에 자연의 선물을 그대로 받으며 살고 있습니다.
아침마다 노래하는 이름 모를 새들의 고운 선물 덕분에 기분 좋게 일어납니다.

가끔 거실로 새들이 날아들어 옵니다.
문마다 다 열어 놓고 밖으로 나가도록 합니다.
안에 있으면 놀란 마음에 밖으로 나가려는지 유리창으로 돌진하여 뇌진탕으로 죽는 녀석들도 가끔 생기거든요.
얼마 전에 새가 또 날아 왔습니다.
들어오기는 했는데 나갈 곳을 찾지 못해 푸드덕 거리며 거실을 날아다닙니다.
예배당 겸 거실이니까 70평이나 됩니다. 그래서 새들도 날아다닐 만합니다.
그런데 구석만 찾아 날아다니며 푸드덕 거립니다.
밖으로 나가도록 인도하다가 안 되어 그 새를 잡으려고 애를 썼습니다.
잡아서 밖으로 풀어주기 위함이었지요.
우리에게 잡히면 사는데 잡혀 주지 않았습니다.
무조건 도망만 다니고 있었습니다.
우리도 잡으려는 것을 포기하고 문만 열어 놓고 잤지요.
아침에 보니 한쪽 구석에 떨어져 있었습니다. 숨이 끊어진 채로….
안타까웠습니다.
잡히면 사는데, 잡혀만 주면 살 수 있었는데….

문득 하나님과 사람과의 관계가 이런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나님께 잡히면 살 수 있는데….

사랑하는 자들아 우리가 서로 사랑하자 사랑은 하나님께 속한 것이니 사랑하는 자마다 하나님께로 나서 하나님을 알고. 사랑하지 아니한 자는 하나님을 알지 못하나니 이는 하나님은 사랑이심이라. 요일 4:7-8

2008. 3. 15.
-양미동(나눔)―

* 5월 3일(토)에는 자오쉼터에서 제12회 자오의 날 행사가 있습니다.
일정을 비워 두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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